글쓰기는 참 오랫동안 전국민이 잔소리를 들어온 분야가 아닐까 싶다. 물론 글과 말 그러니까 언어는 매우 중요하다. 굳이 이유를 들지 않아도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만큼. 글쓰기가 싫어서 "난 글 안쓰는 업으로 취직할거야"라는 정말 치기어리다 못해 한심한 생각은 나의 어린 시절이 얼마나 답이 없었는지 알 수 있다. 글을 안쓰고 일할 수도 있지만, 지금 내 업은 기획이라는 직무는 온몸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일이다. 눈빛, 몸짓 그리고 말과 글. 내 생각을 전달할 수 있는 정말 모든 수단을 활용해서 상대방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 그렇기에 언어에 더 예민해지는 것도 있다.
어떤 영화 평론가의 문장 중 "명징"이라는 단어가 너무 어렵네, 꼭 저렇게 써야 하는가로 논란이 되었다고 했다. 하지만 나중에 그 평론가가 내가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에 나와서 이 부분에 해명? 아닌 해명을 했다.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에 적합한 단어가 있었을 뿐이라고.
여기서 단어에 대한 사람들의 인지도(라고 해야 하나)가 얼마나 다른지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이 사실도 커뮤니케이션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이지만, 의도하는 바를 단 몇 줄로 짧게 써야 하는 평론가에게 가장 적합한 단어를 포기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 평론가는 평론가의 위치에서 그렇게 할 수 있는 부분이라면, 내 직무에서는 명징이란 표현을 썼을 때 의미를 설명하기 위해서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들어갈 것이다. 그렇다고 상대방에 따라 맞춤형 언어를 사용해야 하는가 하는 고민이 드는 부분이 있다.
그렇다면, 기획자는 어떠한 글을 써야 하는가?
이건 아직 나의 숙제다. 이 거대한 고민은 아직 진행중이기 때문에 이렇게 글로 쓸 수는 없고, 기획 초년생이라도 아니 기획자가 아니더라도 알고 있으면 아니 유념하면 좋을만한 글쓰기 습관(?)을 끄적여본다.
(은근 내 글이 만연체인듯)
1. 띄어쓰기와 맞춤법
생각보다, 정말 생각보다 어렵다. 정말 항상 습관을 들여놓지 않으면 안되는 게 바로 띄어쓰기와 맞춤법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맞춤법 검사기를 돌려서 나오는 띄어쓰기는 정말 한대 쥐어박고 싶다. 맞춤법 검사기를 돌려서 띄어쓰기를 하더라도 일일히 확인해서 수정해줘야 하는 것들이 꽤 있다. 그리고 맞춤법 검사기도 어디걸 쓰느냐에 따라 결과가 다 다르기 때문이다. 그럴때 내가 가장 많이 도움 받는 곳이 바로 국립국어원에서 운영 중인 '온라인 가나다'이다.
최근 2년치 자료만 보여준다고 하지만, 사람들 물어보는게 다 비슷한지라 검색만해도 90%는 해결되는 듯하다. 특히 외래어 표기법 같은 경우에도 온라인가나다에 많이 있어서 알아두면 정말 유용하다.
최근에 들었던 말 중에 아울렛에 관한 맞춤법이 있었는데, 유통 채널 중 하나인 OUTLET을 일컫는 말이었다. OUTLET은 외래어 표기상 아웃렛이 맞지만, 현대프리미엄아울렛,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처럼 상표인 경우에는 아울렛으로 표기하는 것이 맞다. 너무 당연한 얘기지만, 이런 실수를 실제로 본 적이 있다. 맞춤법 검사기가 만능은 아니다.
2. 피동 표현
피동 표현이야 말로 티가 안나는 실수 중 하나다. 은근히 우리가 쓰는 말 중에 피동 표현을 남발하고 있어서 신경쓰지 않으면 고치기 힘든 부분이다.
https://twitter.com/Grammar_Korea/status/1079773013086658560
목적어를 주어로 강조하기 위해서 쓰이게 되지만, 위 트윗에서 언급한 것처럼 너무 무분별하게 쓰이고 있다. 나도 글 여기저기에 담겨있을지 모른다. 연습! 연습! 또 연습하자. 노오오오오오력으로 안되는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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