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노트 유저로 10년
노트 앱만큼 사람들이 방황하는 앱이 있을까 싶다.
난 첫 스마트 기기?가 스마트폰이 아니라 갤럭시 탭 7.0일 정도로 펜에 환장하는 유저다. 그때의 탭은 지금의 태블릿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갤럭시 펜으로 필기하기 위해서 피쳐폰 + 탭 + 에그 조합으로 대학 2학년 때까지 버텼다. 요즘도... 이 조합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문득 들지만. 그리고 그때부터 클라우드에 환장해 있었기 때문에 에버노트는 필수품이었다. 취직하고서는 에버노트를 유료로 구독할 정도였다.
나의 2010년대는 자발적인 공부의 시기였다. 스마트폰이 태동하고, 플랫폼 경제가 성장하면서 기술 경영을 배우는 학부생으로써는 격변의 시기에 대취업난을 정면돌파하기 위해선 끊임없이 공부해야 했다. 그리고 하필 IT 기획자라는 직무를 선택해 버려서는, 기획자는 커녕 사수도 없었던 스타트업에서 정말 맨땅 아니 지옥에 머리 박는 심정으로 일을 해야 했다. 기획자, PM도 익숙하지 않은 시장에서 정보 찾느라고 온갖 온라인 세계와 오프라인 세계를 찾아다녔다. 지금은 그런 자료도 꽤나 많고, 설계서 샘플도 구할 수 있는 시기지만 그당시엔 왜 그렇게 그게 힘들었는지.
2010년대의 에버노트는 그런 나에게 필수품이었다. 특히 web clipper 기능은 다양한 웹페이지의 자료들을 스크랩할 수 있어서 카카오톡, 토스 다음으로 깔아야 하는 필수 앱이었다. 에버노트와 멀어지게 된 건 위에서 언급한 갤럭시 탭이 사망한 이후다. 물론 그 이후에 아이패드를 구매하고 노터빌리티를 설치하면서 점점 멀어졌다. 블루투스 키보드를 들고 다니는 게 귀찮아지기도 했고.
Hello, Notion!
그러던 어느날 노션이 등장했다. 이때쯤 에버노트가 느리다고 느껴졌고, 노션의 page들을 연결하는 기능이 매력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에 시도는 계속했는데 번번히 적응하는데 실패했다. 마크다운 문법도 낯설었고, 도대체 뭘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너무 어려웠다. 그럼에도 노션 한국 커뮤니티에 꾸준히 염탐하고 어떤 템플릿이 있는지, 사람들은 어떻게 쓰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사용한건 2020년에 들어오고 나서였다.
노션이 무척 가볍다 이런 느낌은 아니지만, 자료간 연결성이 매우 높고 데이터베이스라는 항목을 활용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계속 어떻게 쓸 지 고민하고 있었다. 내가 쓸 때쯤이면 에버노트가 노트 연결 기능을 지원했는데 이미 노션을 쓰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커져서 조강지처와 데면데면해졌다. 하지만 조강지처는 조강지처인지 모아둔 자료들, 특히 공부자료들이 매우 아쉬웠다. 그래서 역할을 분리했다.
에버노트는 내 자료의 archive 용이라면, 노션은 대시보드용으로 쓰자.
그리고 지금 내가 쓰는 노션을 활용하는 건 to-do, 프로젝트 관리, 간단한 소개 페이지 이렇게 3가지 유형으로 쓰고 있다.
요 방법 3가지를 소개는 다음 글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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